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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기록]/일상

31. 요즘 근황 (퇴사/공인중개사2차 시험/백수생활)

by 악으로깡으로 2023.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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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회사 퇴사

 

올해 5월에 입사해서 잘 다니고 있던 회사를 9월까지만 다니고 퇴사했다.

 

입사 하자마자 첫 현장에 던져지고, 정신없이 한달 동안 현장을 책임지고 잘 마무리 지어냈다. 그때는 대리님도 같이 봐주고, 모르면 무조건 실장님한테도 전화해서 물어보고 반장님들도 생각했던 것 보다 잘해주셔서 퇴근할 때마다 이 일이 재밌다고 곱씹으면서 버스를 탔었다.

 

그렇게 첫 현장을 마치고 사무실에서도 일을 보기도 하고, 설계팀 따라서 실측하러 다니기도 하고, 다른 현장에 지원하러 다니기도 했다. 그러다가 8월 말부터 나의 두번째 현장을 시작했다. 너무 사무실에만 있고, 하다보니 설렘 반 기대 반 긴장 되는 마음으로 철거부터 들어갔다. 

 

처음에는 대리님이 이번 현장도 같이 봐주기로 했는데, 갑자기 대리님도 현장이 생겨서 나혼자 현장을 쳐야 했다. 사실 프렌차이즈 인테리어는 매번 똑같아서 작업하시는 분들이 알아서 하는데, 하필 이번 현장부터 디자인이 바뀌어 버려서 서로 난감했다. 나는 일을 잘 모르는데 반장님들은 내가 일을 알려줘야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루종일 핸드폰을 붙잡고 여기저기 전화해가며 모르는 건 물어보고, 들은대로 알려드리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사진도 찍어보내고, 그림도 그려가면서 여차저차 현장이 마무리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현장에서는 변수가 자꾸 생겨서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옆가게에서는 계속해서 민원이 들어오지, 현장은 바쁜데 내가 아는건 없지,, 너무 힘들었다. 

 

두번째 현장

 

그래서 정말 전쟁터 같던 하루는 너무 힘들어서 집가는 길에 울면서 걸었다. 안 그러면 너무 힘들거같아서 그냥 울었다. 현장에 있는 동안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입사 당시 나는 오래 다닐 직장으로 들어왔다. 몸 힘든건 각오하고 들어왔다. 그런데 정신적, 심적으로 힘든건 생각을 못했다. 멘탈이 터져버리니까 '이건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도 내가 맡은 현장을 끝까지 책임지고 싶어서 마무리가 다 되어갈 때쯤, 실장님께 말씀드렸다. 

 

실장님도 내가 힘든 기색없이 일하다가 갑자기 얘기를 해버리니 당황하셨지만, 나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더이상 버틸 힘도 정신도 마음도 없었다. 일도 일이었지만 뭔가,, 내심 회사에 서운한 것도 있었던것 같다.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생겨서 퇴사를 더욱 굳게 다짐(?)하게 된것도 있는것 같다.

 

차라리 현장을 2~3번은 같이 봐주고 내가 혼자 다른 현장에 던져졌으면 오히려 버텼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때 당시에는 핸드폰 진동만 와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로 불안함이 극도로 심해있었다. 그래서 이 직업은 나랑 안 맞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뭔가 아쉬운 마음도 남는다. 재밌긴 했나보다. 부장님도 이건 회사가 잘못한거라고 했다. 현장에 너무 갑자기 혼자 일을 처리하게 뒀다고, 근데 확실히 혼자 있다보니 배우는 속도가 빠를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알아서 해야하니까 일은 빨리 는다. 

 

퇴사 얘기는 다른 분들한테 말하지도 않았는데 반장님이랑 사장님들이 눈치 채셨는지 다들 나를 설득하려고 했다. 원래 1년 까지는 힘들다고, 그것만 버티면 다른 현장은 진짜 쉽다고. 자꾸 다음 현장에서 보자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해주셨다. 지금 잘하고 있는데 원래 처음에는 다 모르니까 어렵다고 다른데 가더라도 1년은 해보라고 하셨지만,,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사실 아무 말도 안 들렸다. 이렇게 보면 나도 고집 참 쎈것 같다. ㅎ_ㅎ

 

일하시는 분들은 다들 잘 챙겨주시고 일도 잘 해주셔서 너무 좋았는데, 그냥 내가 못 견뎠다. 내 실수도 너무 민폐같고, 나 때문에 한 번만에 할 일을 두세번 하게 되니까 그것도 너무 죄송스러웠고 그냥 그 상황들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추석을 앞두고 퇴사를 진행했다. 그래도 인테리어 일을 배우고 싶었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경험이 나는 너무 감사하다. 

 

공인중개사 2차 시험 후기

 

퇴사를 하고, 부지런히 공부를 시작했다. 한달 정도가 남았지만 촉박하다는 생각 때문에 공부를 약간 무식하게 했다. 그래서 사실 조금 후회가 된다. 그냥 빨리 문제만 외워야겠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동형모의고사만 기본서 없이 풀어보고 해설보고를 반복했다. 차라리 처음부터 문제풀이 하면서 기본서로 개념 정리를 했으면 평균 점수에 맞춰서 점수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한달동안 나름 부지런히 공부한다고 했는데 시험 일주일 전부터 공부 방법이 잘못 됐다는걸 느꼈다. 왜냐하면 모의고사 점수가 풀어도 풀어도 안 오르고 너무 편차가 심했다. 그래서 기본서 끼고 다시 공부해보니 조금씩 눈에 보이는 문제들이 생겼다. 그래서 아차 싶었다. 그래도 어쩌랴, 시험은 코앞이니 남은 시간동안이라도 열심히 해야지 싶어서 꾸역꾸역 공부를 했다. 

 

시험 당일날도 떨리지는 않았고, 1시?에 시험 시작이라 여유있게 시험 보러 갔다. 그렇게 시험을 치루고 나오는데 너무 후련하고 홀가분한 기분이 좋았다. 그날 저녁에 가채점을 해봤는데 역시나 합격 점수는 안 나왔다. 오히려 평소보다 점수가 더 낮게 나왔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간절한 마음도 없었고, 재미도 없었다.

 

그래서 일단은 쉬고 있다.

 

 

요즘 생각

 

퇴사도 하고, 시험도 끝났다. 이제 진짜 할 일이 없다. 나는 내가 부지런하고 항상 긍정적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가 보람찬 느낌이 안 든다. 당연하지 뭘 해야 보람찰텐데 핸드폰만 보고 누워있으니,, 휴

 

요즘은 그냥 뭔가 다 귀찮다. 뭘 하려고 해도 귀찮은게 더 크다. 그래서 자꾸만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서 핸드폰만 보는 내가 짜증난다. 근데 알면서도 생산적인 걸 안 하니까 그게 더 화가 난다. 

 

내일부터는 청소도 좀 하고, 다시 마음 가짐을 다잡아야 겠다. 바깥 공기도 좀 쐬고, 핸드폰은 진짜 부

셔버려야 하나,, ㅎ

실행력 0에서 2~30으로 좀 올리고 바쁘게 살아야지. 난 왜 바쁘면 하고 싶은게 더 많아질까? 오히려 이렇게 시간이 남을 땐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참 이상한 심보다.

 

그래도 티스토리도 오늘 이렇게 새로 올리고 부지런히 기록 좀 하고 공부도 하고 책도 읽어야지.

제발 말로만 하지말고 실천하자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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